10월 30일 2020년 금요일 묵상
- Hyung Yun
- 2020년 10월 31일
- 2분 분량
본문: 시편 38편 1~22절
1. 성경 말씀을 읽을 때, 전체의 맥락을 무시하고 읽으면 반드시 부작용이 따라옵니다. 특히, 한절 혹은 몇 절에 집착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말씀을 붙잡고 기도한다는 명목으로 주술사가 주문을 외우듯 어떤 사건과 상황에 성경 말씀을 적용하거나, 달달 외우면서 고집을 부리는 것은 참 어리석은 종교 행위입니다.
오늘 본문 ‘시편 38편’ 역시 나눠서 생각하기 쉽습니다. 세 부분 정도로 나눠서 생각하기 쉽습니다. 첫째, 1~11절은 죄에 대한 징벌로 하나님이 주신 육신의 병을 낫게 해달라는 간구로 생각합니다. 두번째, 12~14절은 나를 억울한 모함에 빠뜨린 세력에 대한 내용으로 생각합니다. 세번째, 15~22절은 앞의 두가지 일을 당했을 때, 붙들고 기도하는 말씀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더 크게 나누면 1~11절은 질병에 걸렸을 때, 12~22절은 억울한 일 당했을 때 적용하는 말씀으로 생각합니다.
2. 그러나, 안타깝게도 1~11절은 ‘죄에 대한 징벌적 질병의 무서움, 혹독함’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범죄한 인간이 스스로 걸어간 ‘생노병사’의 인간 운명의 혹독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이신 하나님을 떠난 인간, 하나님을 싫어 버린 인간이 겪을 수 밖에 없는 ‘영혼과 육체, 전인격의 질병’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육체의 혹독한 질병’으로 표현한 것이 1~11절 입니다.
특히, 3~5절은 ‘나병’을 연상케 합니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고대사회에서 ‘나병’은 신의 저주로 인한 병으로 여겼습니다. ‘나병 환자’의 외모는 혐오스러웠습니다. 환부의 염증과 부패는 악취를 풍겼습니다.
5절에 “내 상처가 썩어 악취가 나오니 내가 우매한 까닭이로소이다.”라는 간절한 시적 표현은 자신의 죄악으로 말미암은 비참한 처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범죄한 인간이 궁극에 맞이할 ‘영원한 죽음’을 향해가는 인생 전체의 ‘절대 절망’을 표현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인간은 스스로 그 병의 위중함도 알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 그 병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이러한 인간 실존에 대해 적나라하게 표현했습니다. 나병환자처럼 자신의 살이 부패하는 냄새도 자신의 신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고통도 느끼지못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말했습니다. 나병을 가리기 위해 온갖 껍데기를 뒤집어쓰려는 우매함, 어리석음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3. 그러면 결국 12절 이하는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12절의 “내 생명을 찾는 자”가 누구이겠습니까? 사울, 압살롬 정도가 아닙니다. ‘영원한 죽음’입니다.
물론, “내 생명을 찾는 자”에 사울, 압살롬으로 대표되는 ‘대적’이 포함됩니다. 그 배후에는 사탄 마귀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멸망으로 이끌고, 지옥에 던져 넣는 존재는 사탄이 아닙니다. 사탄은 유혹할 뿐입니다. 그 유혹에 넘어가 지옥을 향해 스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은 ‘인간’입니다. 아니, 인간이 범죄함으로 하나님을 떠나고, 하나님 말씀을 싫어 버린 순간 ‘지옥’은 시작된 것입니다.
여기서 끝난 겁니까? ‘영적 나병’에 걸려 썩어가고, 떨어져 나가는지조차 모르는 인생에서 끝난 겁니까? 아닙니다! 15절 이하의 고백이 터져 나오도록 성령께서 역사하십니다.
‘내 생명을 찾는 영원한 죽음’앞에서 아무 말도, 아무 반박도 하지 못하던 내가 “여호와여 내가 주를 바랐사오니 내 주 하나님이 내게 응답하시리라”(15절)는 기적보다 더 기적 같은 고백이 터져 나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고백의 내용이 무엇입니까? 회개입니다. 18절을 중심으로 16~22절은 회개를 바탕으로 한 구원의 간구입니다!
죽었던 자의 입에서 살려 달라는 소리가 나온다는 것은 생명이 임했다는 것입니다. 살았다는 것입니다.
다윗은 왕이었습니다. 가장 화려한 것을 걸치고, 누리며 살았습니다. 외모도 출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경에 특별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건강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그런 껍데기에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그가 뒤집어 쓴 껍데기가 아니라, ‘범죄한 실존, 영적 나병에 걸려 죽어가는 자신’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넘어졌을 때도 다시 회개할 수 있었습니다. 껍데기에 속아 착각하여 하나님을 멀리했을 때 “여호와여 죄인에게 베푸신 대속의 은혜를 바라봅니다.”라며 자신의 교만과 범죄를 고백했습니다.
저와 여러분의 심령에서 “회개가 터진다면…나 자신의 어리석음, 우매함, 죄성이 보인다면…” 그것은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내 안에서 역사한다는 증거입니다.
이런 우리의 낮은 마음, 십자가 앞에 납작 엎드린 심령에 여호와 하나님의 도우심, 구원의 손길이 임하길 축원합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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