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에베소서 6장 1~9절
1. 어제 본문을 통해 성령님께서는 사도 바울을 통해 ‘가정의 질서’와 ‘가정의 독립’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이어지는 오늘 본문에서는 자녀와 부모, 종과 상전에 대한 권면이 이어집니다.
1~4절은 자녀와 부모에 대한 권면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머리 되심으로 세워진 독립된 가정, 질서가 바로 서있는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가족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5~9절은 현실의 삶을 살면서 마주치는 인간 관계의 압축이라 볼 수 있습니다. 노예제도가 없는 오늘날에도 고용주(employer)와 고용인(employee)의 관계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좀 더 넓게 본다면 모든 인간 관계에는 ‘갑과 을’의 관계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바로 그때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상대방과 나 자신의 진짜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부모는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권위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권위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상전의 위치(고용주, 갑)에 있는 사람은 가진 힘과 지위를 절제할 수 있습니다. 종의 위치(고용인, 을)에 있는 사람은 주인 된 마음으로 일합니다.
2. 어제도 잠깐 말씀 드렸지만, 1세기 로마제국의 사회 통념과 전통의 시각으로 오늘 본문의 내용을 바라본다면 혁명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것입니다.
로마 시대의 가장의 권한(권력에 가까운…)을 ‘Patria potestas (직역: 아버지의 힘)’라고 불렀습니다. 가장이 지닌 권력은 적어도 가정 안에서는 황제의 권한 같은 것이었습니다. 자녀에 대한 아버지의 절대적 권위, 노예를 재산으로 여겼던 시대였습니다.
오늘 본문은 이런 사회적 전통과 통념에 돌을 던진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을 선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세워지는 부모와 자녀, 종과 상전의 관계와 정체성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가정과 삶의 모든 현장 속에서 일어나는 억압, 폭력, 군림, 지배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발적 순종과 성실한 섬김, 인격과 사랑의 관계로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여기서 절대 ‘누가 먼저 말씀대로 행할 것인가?’라며 상대방을 생각하면 안 됩니다. ‘내가 먼저’라는 마음의 제사가 필요합니다.
흔히 말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walk in another person’s shoes)’의 마음으로 본문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마음은 사람의 의로움 또는 도덕심에 기초한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을 생각하지 못하는 나의 죄성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내 안에 임한 것입니다!
3. 자녀들이 부모를 향해 순종하는 것은 아버지가 가진 ‘Patris potestas’ 때문이 아닙니다. 아버지의 머리되신 예수님, 그 예수님에게 순종하는 아버지에 대한 신뢰, 예수님을 향한 신뢰와 믿음에 합당한 삶을 사는 모습 때문이어야 합니다.
자신들도 그 아버지, 어머니를 닮아 예수님께 순종하려는 마음이 육신의 부모님에게까지 이어지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듯 부모님을 사랑하고 존경하며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2절)
이런 마음으로 부모님께 순종한다면 3절의 보상(?)을 바라는 마음조차 사라질 것입니다. 연로하고, 연약하신 부모님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섬김이 흘러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자녀를 대할 때 소유물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권면을 하되 자기 감정을 터뜨리며 말하지 않습니다. 네, 4절의 말씀대로 행하게 됩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4절의 “오직 주의 훈계로 양육한다.”는 것은 성경 말씀 갖다 대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이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까 이렇게 해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기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 하나님의 권위, 성경 말씀의 권위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한 삶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먼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삶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먼저 자아를 십자에 못 박는 회개와 돌이킴이 있어야 진정한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는 것’이 됩니다.
4. 종과 상전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의 관계 속에 “그리스도께 하듯 하라!”(5절)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내 일이 아니라고 눈가림만 하듯 하는 사람은 스스로 종(하인, 노예)이라고 선포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의 가치와 인격을 스스로 짓밟는 것입니다.
반대로 내가 가진 힘과 권한으로 사람을 막대하고, 얕잡아보고, 무시하는 사람은 스스로 “나는 예수님이 주인이 아닌 사람이다. 내가 나의 주인이다! 저 사람의 주인은 예수님이 아니라, 나다!”라고 선포하는 사람입니다. (참 무서운 일이죠…)
예수 그리스도의 주인되심, 머리되심이 우리 삶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 진정한 축복과 은혜라는 것을 믿습니다!
저와 여러분의 가정, 삶의 현장, 우리 ‘뉴저지주님의교회’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인 되시고, 머리 되신다는 것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길 축원합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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