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에베소서 5장 22~33절
1. 오늘 본문을 통해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자 성령으로 하나된 공동체인 교회와 가정에 대한 권면을 이어갑니다.
가정과 교회는 하나님께서 직접 세우신 공동체입니다. 이것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탄은 끊임없이 공격합니다. 인간의 죄성을 자극하고, 인간을 속이고, 인간을 유혹합니다.
서로 섬기고, 순종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아 속에 숨은 이기심과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교회와 가정을 바라보도록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통해 배우자의 능력 혹은 집안의 배경을 힘입으려 합니다. 여전히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을 꿈꿉니다. 배우자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서로 돕기 위해 결혼하지 않습니다.
또한 종교인들은 교회를 종교 모임으로 이해합니다. 교회를 사랑하고, 섬기고, 세우기보다 교회를 통해 얻을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합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큰 교회, 유명 교회’를 선호합니다. 내 맘에 드는 모든 것이 갖춰진 교회와 배우자를 찾습니다.
2. 교회와 가정을 바라볼 때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되심, 주인되심’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십자가에서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 그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신뢰 기억하면서 오늘 본문이 말씀하는 ‘가정의 질서’와 ‘가정의 독립’을 묵상해야 합니다.
오늘 읽으신 본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22~28절은 남편과 아내의 관계, 즉 ‘가정의 질서’에 관한 것입니다. 29~33절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세워지는 ‘가정의 독립’에 대한 것입니다.
고대 로마에서 남편(아버지)은 가장(家長, head of the house)의 절대적 권위를 가졌습니다. 모든 가족이 가장의 다스림과 영향력 아래에 있었습니다. 가장에게 절대 복종하고 잘 보여야만 집안의 부와 명예를 이어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형제들의 최고 관심사는 ‘아버지의 인장 반지를 누가 물려 받느냐?’였습니다. 아버지의 맘에 들지 않으면 양자를 들여 뒤를 이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오늘 말씀, 하나님께서 사도 바울을 통해 주신 명령은 놀라운 것입니다. 22~24절의 “복종”은 고대 로마 사회와 문화의 개념에서 생각하는 ‘복종’이 아닙니다. 뭔가를 얻어내고, 생존하려는 목적의 ‘복종’이 아닙니다.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하듯!”입니다. 네, 십자가 사랑에 녹은 것입니다. 이런 나를 위해 대신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에 녹아 내린 순종입니다. 십자가에서 자아가 죽어 버렸기에 어떤 이익, 어떤 바라는 것이 없는 상태의 순종과 사랑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대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이것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입니다. 25절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세상은 그렇게 말할지 모르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로 회복된 우리는 가능합니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어가는 것이 우리의 성화의 과정입니다.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십시오. 우리의 배우자가 가진 껍데기(모든 눈에 보이는 것들)를 다 걷어내고 ‘그 영혼’만 생각해보십시오. 그 영혼을 붙들고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해보십시오.
순종과 사랑, 이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순종은 ‘비굴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맘대로 하도록 두라’는 뜻도 아닙니다. (이것을 다 설명하려면 너무 깁니다. 그리고 진정한 순종과 사랑의 의미를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3. 가정은 주인은 가장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남편도 아내도 ‘우리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라는 믿음이 항상 필요합니다. 모든 것에서 필요합니다. 그 사실을 모든 삶의 영역에서 인정하며 살아가는 가정이 진정으로 ‘독립된 가정’입니다.
29~32절을 통해 ‘가정의 독립’을 말씀하신 이유가 이것입니다. 각 가정의 머리가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각 가정의 머리이시고, 주인이신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한 다스림이 아닙니다. 그 다스림은 통제하고, 군림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양육과 보호하시기 위해서 입니다!
“오직 양육하여 보호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함과 같이 하나니!(29절 하반절) 우리는 그 몸의 지체임이라(30절) 그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 지니(31절) 이 비밀이 크도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32절)”
이것을 반복해 읽으시면서 묵상해보십시오. ‘가정의 독립’에 대하 얼마나 강조하고 계시는지 말입니다.
집안과 가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던 고대 로마 사회에서 이 말씀이 자녀 세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떠나라. 걱정하지 말고, 두려워 말고, 부모의 그늘을 떠나라! 그러면 내가 너희의 머리가 되고, 주인이 되어 교회를 세워가듯 내가 너희 가정을 나의 교회로 세워갈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부모 세대에게 주는 메시지는 “떠나보내라. 떠나보내도 된다. 떠나보내야 한다. 그래야 내가 그들의 머리가 되고, 그들이 나의 선한 인도함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결국 네가 그들의 머리가 되려고 하는 것이다.”입니다.
예수님이 저와 여러분의 가정에 머리되심, 주인되심, 선한 목자되심, 진정한 능력이심을 믿는다면 서로를 사랑하고 순종하지 못하는 나를 내려놓게 될 줄 믿습니다. 여전히 움켜쥐고 있는 자녀들, 부모의 그늘이 주는 안락함 속에서 머뭇거리는 자녀들을 떠나보내게 될 줄 믿습니다.
그렇게 저와 여러분 또 우리의 사랑하는 자녀들이 진정한 능력이시며, 참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양육과 보호를 받게 되길 축원합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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