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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2021년 수요일 묵상

작성자 사진: Hyung YunHyung Yun

본문: 이사야 56장 1~8절


1. 오늘 본문을 읽으면 뭔가 종교적인 냄새가 나는 듯합니다. ‘종교 규례, 종교 시설에 대한 강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절을 보면, “안식일(安息日, Sabbath)”이라는 유대교의 핵심 종교 규례를 지키지 않으면 큰 일 날 것처럼 보입니다. 8절의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걸어 둔 기도원의 커다란 현수막이 떠오릅니다.

언제나 강조 드리지만, 성경 말씀은 어떤 종교(유대교, 기독교)의 경전이 아닙니다. 성경은 그 자체로 ‘생명’입니다. 하나님을 떠나 죽어가는 인간들을 살리시기 위한 생명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를 떠나 죽음을 향해 가는 자녀들을 살리기 위한 구원의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종교, 역사, 사상, 철학 따위가 중심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각으로 보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붙들고, 내 생각을 못 박으며 읽으면 땅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늘의 이야기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성경 속에는 인간의 언어로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여호와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걸 찾아내지 못한다면 종교 생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2.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나를 버리면 됩니다.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면 됩니다. 내 똑똑한(?) 머리로 해석된 것이 가장 미련한 것임을 깨달으면 됩니다.

그리고, 제발… 한 부분, 한 절, 한 단어만 강조하여 읽으면 안 됩니다. 이런 단편적인 해석을 시작으로 인간 세상 혹은 삶에 대한 적용으로 함부로 확대하면 큰 낭패를 봅니다.

2절 이하에 계속 등장하는 “안식일”을 유대인이라는 어떤 종교(유대교)를 믿는 사람들의 시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각, 하나님의 눈으로 읽어야 합니다.

‘안식일’이라는 종교일을 지키면 유대인, 그렇지 않으면 이방인이라는 종교적 관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더 간단히 말씀드리면, ‘안식일(安息日)’에서 ‘일(日, day)’을 빼야 합니다. 영어의 ‘Sabbath’는 히브리어 소리를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히브리어 ‘샤바트(Shaw-bath)’는 그냥 ‘휴식, 쉼, 중지, 중단’의 의미입니다.

이 단어가 성경에 처음 사용된 것은 ‘창세기 2장 1~2절’입니다. 네, 천지 창조를 마치신 하나님께서는 ‘쉼(휴식)’을 가지셨습니다.

더 단순하게는 ‘중단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천지창조와 관련된 모든 것을 완성하시고, 이루셨기 때문에 ‘중지하셨다. 멈추셨다’는 뜻입니다.


3. 저는 오늘 본문을 통해 처음으로 ‘안식일’을 ‘쉼, 휴식’이 아닌, ‘중지, 중단’으로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아, ‘안식’은 열심히 일한 나에게 허락된 ‘휴식’이구나.”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안식은 브레이크 없이 자기 욕망과 탐욕을 채우기 위해 달려가는 저를 멈춰 세우시기 위한 ‘생명의 장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 기독교에서는 ‘안식일’이라는 이름으로 ‘교회 나가는 날’을 정해 놓고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유대인들이 지키는 ‘안식일 후 첫날(다음날)’ 예수님께서 부활하셨기 때문에 ‘주일(主日, Sunday)’로 지킵니다. (Sunday라는 날짜 이름의 시비에 휘말라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십시오. ‘주일’이라는 ‘생명의 장치’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 최소한의 예배 시간 마저 ‘십자가 복음’을 듣지 않고, ‘십자가 앞에 못 박힘, 엎드림’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주일은 안식을 위한 것인데, 오히려 주일이 더 힘들다. 더 피곤하다. 일이 너무 많다. 등등” 이런 논쟁(?)은 삼가고 싶습니다.

저는 피곤해서 쉬는 안식보다, 그 피곤함을 쫓아가는 제 자신을 십자가에 묶어 멈추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4. 그래서 “만민의 기도하는 집”을 향합니다. 종교시설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의 전체 문맥 속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방인, 유대인’ 가릴 것 없이 ‘나 여호와 안에서 안식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 그 음성을 쫓아 “만민의 기도하는 집”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종교 행위를 하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대화하고, 하나님과 교제하기 위해 나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성령의 임재로 여러분 내면에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 회복되었음을 믿으십시오. 이것을 믿는 사람은 지금 내가 기도하는 그곳이 ‘교회’임을 알게 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성도가 함께 예배 드리는 공동체로써 교회를 가볍게 여기지도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질주하는 나를 십자가 앞에 멈춰 세우시는 예수님의 음성을 들으십시오. 그 음성에 붙들려 멈추는 것이 안식의 첫걸음임을 믿습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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