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2020년 수요일 묵상
- Hyung Yun
- 2020년 6월 24일
- 2분 분량
본문: 고린도전서 15장 1~11절
1. 이제 고린도전서도 마무리되어 갑니다. 일반적으로 오늘 본문에 관하여 설명할 때, 그리스도의 부활에 관한 새로운 주제(신학적 서술)로 넘어간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도 바울이 자신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면서 사도권을 확증, 방어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고린도전서는 편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저술이 아니라, 인격적 관계가 있는 특정인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록하는 바울의 마음, 감동하시는 성령의 본심을 발견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위로입니다. 사람의 말로 한 위로가 아니라, 다시 복음을 통해 그들의 아픈 심령을 감싸주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1장에서 인사가 끝난 뒤부터 14장까지 줄기차게 아픈 권면을 이어갔습니다. 정말, 따끔하게 지적했습니다. 숨기려는 내면, 이런 저런 껍데기로 덮어두려 했던 본성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적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살리시는 십자가 복음을 다시 말하며, 자신도 그 복음으로 변화된 사람이라는 것을 오늘 본문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2. 본문 1절을 보십시오. 이렇게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을 너희에게 (다시) 알게 하노니..” 네, 바울은 고린도에 있을 때, 그들에게 이미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고린도전서(편지)’를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의 의미는 ‘매일, 매순간’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에 내 자아를 못 박는 것, 그 십자가를 붙드는 것은 ‘항구적이고, 반복적’이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3~4절을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간략하지만, 다시 선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경대로”입니다. “성경대로”라는 말 속에는 ‘구약에 예표(예언)된 대속의 은혜의 완성’이 예수님의 십자가라는 사실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 5~10절이 사도 바울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것을 보면서 일반적으로 두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첫째, “사도 바울이 자신의 사도됨을 변호하고 있구나.”입니다. 비록, 예수님과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을 핍박했으나 결국 사도로 인정을 받았음을 스스로 말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사도 바울은 참 겸손한 사람이구나. 자신을 만삭되지 못한 사람, 사도 중의 가장 작은 자, 사도를 감당할 수 없는 자,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는 겸손한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그러나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자칫 ‘종교도덕, 겸손, 헌신, 사명 등’에서 머물게 됩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사도 바울이 말하고자 한 것은 “앞서 말한 내용(1~14장)에 나도 포함됩니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십자가 그 은혜가 아니었으면 난 여전히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입니다.
사도 바울,
“유대교 전통 속에서 평생을 살았습니다. 가말리엘 문하생이라는 파벌에 속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산헤드린 법정에 고소했던 사람입니다. 결혼하지 않음을 자기 의로움으로 착각했습니다. 종교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을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해석하며 자신을 위해 누렸습니다. 하나님과 자아를 겸하여 섬겼습니다.”
이런 삶을 살았던 그가 예수님을 만난 것입니다. 그것도 자기가 그렇게 핍박했고, 십자가에 죽어 마땅하다고, 나무에 달려 죽은 자마다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자라고 손가락질한 예수님을 ‘내 생명’으로 영접한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오늘 본문이 ‘신학적 서술, 사도권 방어’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바울은 이 부분을 기록하며 다시 자신의 가슴을 십자가 앞에서 찢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이 속에는 이런 간절함이 녹아 있을 것입니다. “고린도교회 형제들이여, 다시 십자가 앞으로 갑시다. 여러분이 여전히 ‘자기 의로움, 자기 죄악, 자기 자아’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음을 우리 주님은 다 아십니다. 나같은 사람도 그 은혜로 살았는데, 왜 여러분들이라고 아니겠습니까? 껍데기 벗고 또 십자가 앞으로 뚜벅뚜벅 함께 나갑시다.”라고 말입니다.
네, 그의 마지막은 “그러므로 나나 그들이나 이같이 전파하매 너희도 (나도) 이같이 믿었느니라”(11절)라고 기록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을 ‘종교적 메시지’가 아니라 ‘사랑의 음성’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성경대로’ 사는 삶이 규율이 아니라, 숨쉬는 것이 됩니다.
예수님, 십자가… 생각만 해도 내 속에 어지러운 모든 것이 녹아 내리는 은혜가 넘쳐 흐르길 축원합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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