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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2022년 수요일 묵상

작성자 사진: Hyung YunHyung Yun

본문: 레위기 6장 24~7장 10절



1. 오늘 본문은 ‘속죄제(Sin offering)’와 ‘속건제(Guilt offering)’에 관한 추가 내용입니다. 번제와 소제에 관한 내용처럼 속죄제와 속건제 추가 규정에는 제사장과 관련된 것들이 포함됩니다. ‘속죄제’가운데에서 제사장의 몫으로 분배되는 것(6장 26절)이 있었습니다. ‘속건제’ 가운데에서도 있었습니다. (7장 6~ 10절)

또한 이 모든 규례를 행하는 것과 행하는 장소에 ‘거룩’이라는 표현이 더해집니다. “거룩한 곳에서~하라”는 명령이 있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거룩’은 사람 생각 속에 있는 막연한 영적 현상 혹은 이미지가 아닙니다. ‘거룩(holy)’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우리도 모르게 규정되는 생각과 마음의 그림이 아닙니다.

성경이 말씀하는 ‘거룩’, 히브리어’qadosh’는 죄 씻음, 죄 소멸을 통한 ‘깨끗함’을 의미합니다. 즉, 종교적인 사람 혹은 종교 시설, 종교 집단이 뿜어내는(?) 영적 기운 따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죄를 토해낸 곳에 죄를 소멸하시는 하나님의 불이 임한 것이 ‘거룩’입니다. 어쩌면 ‘거룩’은 피와 재가 뒤섞인 지저분한 곳(특히, 사람 눈에…)일지 모릅니다. 아니, 실제 그랬습니다.


2. 번제단 주변을 생각해보십시오. 동물과 장작이 불탄 재로 가득하고, 피를 바른 흔적이 역력합니다.

요리를 위한 고기를 굽는 냄새가 아니라, 완전히 불타는 고기의 역겨운 냄새를 맡아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그리고 그 앞에서 먹어야 하는 고기…

26절을 보십시오. “회막 뜰 거룩한 곳”은 어디일까요? 분명 ‘번제단’ 바로 가까운 곳입니다. 바로 가까운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회막’이 넓지 않습니다. ‘회막’ 안의 어떤 곳에는 ‘번제단의 불탄 냄새, 짐승을 도살한 냄새, 하루 종일 타오르는 연기 등’으로 그리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결코 아닙니다.

‘제사장’의 삶이란 그리 녹록치 않은 삶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먹는 속죄제, 속건제의 남은 음식들이 ‘백성들이 드린 속죄제물, 속건제물’이라는 것이 마음을 더 힘들게 했을 것입니다.

3. 참 감사하게도 목회자들을 ‘제사장’이라고 여겨 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을 목회자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조심해야 합니다. 진정한 대제사장은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입니다.

제 스스로를 신격화(?)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사장’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여러분도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완성한 십자가 은혜 안에서 “택한 족속, 왕 같은 제사장”으로 세우셨습니다. (베드로전서 2장 9절)

따라서 우리는 내 육신을 즐겁게 하고, 이롭게 하는 것들에 대해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뭐 어때, 이 정도도 안 돼?’라고 생각하는 것들일 수록 다시 주님 앞에 내놓아야 합니다.

백성들이 죄를 토해 놓은 것, 그것을 태운 곳에서 입 속에 들어가는 고기의 맛은 과연 어땠을까요? 정상이라면, 유쾌한 맛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굶지 못해 입으로 들어가는 영양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4. 그리고, 또 정상이라면 ‘입에 들어가는 고기’와 ‘손에 쥐는 가죽, 각종 나머지 몫’에 마음 빼앗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7장 2~5절! 태워지는 ‘백성들의 죄(기름, 콩팥)’에 마음이 갔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기도했을 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더 이상 고기 안 먹어도 됩니다. 제발 무의미(?)하게 이상 반복되는 속죄제, 속건제가 멈춰지게 해주십시오. 제발, 익숙해지지 않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했을 것입니다.

대제사장 되신 예수님께서도 이런 마음이실 지 모르겠습니다. 십자가에서 완성된 대속의 은혜를 남발(?)하는 우리의 중심을 빤히 보고 계시며 탄식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사장이 아닌데, 제사장의 마음으로 본문을 읽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자가로 저를 부르시는 성령님의 음성, 그 속에서 예수님의 마음을 붙드는 것이 아픈 일이었습니다.

저와 여러분, 나도 모르게 이런 저런 것에 빼앗긴 내 마음을 예수님에게 고정시켜야 합니다. “오 하나님, 예수님의 십자가 외에 우리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라는 고백과 그 고백에 합당한 삶을 사시길 축원합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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