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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2020년 목요일 묵상

작성자 사진: Hyung YunHyung Yun

본문: 시편 25:1~22절


1. 시편 25편은 사람의 내적갈등과 외적갈등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대왕 다윗이 아니라, 사람 다윗이 겪었던 모든 인생의 갈등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죄악, 아픔, 슬픔, 투쟁, 외로움, 적대감, 두려움 등과 싸우면서 유일한 도움이신 여호와 하나님을 붙들고 있습니다.

삶의 길을 걷는 동안 안과 밖에서 밀려드는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 그 분의 도(道), 여호와께서 보여주신 길을 걷겠다는 선언입니다.

시편 25편은 다윗이 노년에 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깊은 회한 섞인 고백입니다.

이 말씀을 가만히 묵상하면 ‘여호와께서 가르쳐 주신 길과 진리’가 무엇인지 깨닫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 길을 따라 걷는 것’임을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걷지 않을 바에는 모르는 것이 더 낫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진정으로 십자가의 진리를 안다면 그렇게 살 수 없습니다. 내 자신의 완악함을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말씀, 십자가의 진리’는 종교 악세서리일 뿐입니다.


2. 다윗의 인생을 되짚어보면, ‘들은 말씀, 아는 말씀, 익숙한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했습니다. 외부에서 누가 뭐라고 하건 행했습니다. 모두가 아니라고 해도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었습니다. 내면에서 인간 본성의 연약함과 악함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밀어내려 할 때도 엎드렸습니다.

골리앗 앞에서, 사울 앞에서, 아둘람 굴에서 그렇게 했습니다. 하지만, 밧세바 앞에서 무너졌습니다. 왕의 힘과 권력, 부유함에 취했을 때 실패했습니다.

그런 자신의 인생과 삶, 본성을 돌아볼 때 오늘 시편의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의 대속의 은혜, 죄인을 대신해 값을 지불하고 구원하시는 ‘속량(贖良)의 은혜’를 갈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2절)

우리는 또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다윗이 말하는 ‘원수(2, 19절)’는 ‘사울을 비롯한 대적, 이방인’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을 침입하는, 나 다윗을 공격하는 세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물론, ‘원수’는 사탄 마귀입니다. 나를 유혹하고, 공격하여 넘어지게 하는 범죄하게 하는 마귀입니다.

그러나,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항상 말씀드렸습니다. 유혹하는 사탄 마귀만큼 더 위험하고 심각한 존재는 ‘그 유혹에 넘어진 나 자신’입니다. 그 속임수에 걸려 넘어진 내 육체의 정욕입니다.


3. 성경 말씀은 그렇게 이해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것이 아니라, 지키기 싫은 겁니다. 지키기 싫은 것보다 내게 유리한 말씀만 지키려 합니다. 찔리고 불편한 말씀은 어떻게 하든 빠져나가려 합니다.

4~5절의 ‘주의 도, 주의 길, 주의 진리를 보여 달라. 가르쳐 달라. 교훈해 달라. 지도해 달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알려주시지 않아서. 말씀해 주시지 않아서. 감추어 놓으셔서’가 아닙니다.

이미, 허락돼 있으나! 선명히 보여주셨으나! 명백히 알려주셨으나! 죄악에 기울어진 나의 본성은 도무지 그것을 따라갈 수 없음을 인정하고 고백한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죄인됨을 ‘지겨울 정도로(상서롭지만, 이런 표현을 씁니다.)’ 7절, 8절, 11절 등에서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영적 질문을 멈출 수 없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많이 들은 것이 문제 아닐까? 오히려, 잘 알아서 문제 아닐까? 그 좋은 머리와 학식으로 판단한 것이 문제 아닐까?”라는 질문 말입니다.

저와 여러분에게 십자가 복음이 자아의 세련됨을 장식하는 종교 악세서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거기에 못 박혀 죽어야 합니다. 죽어도 못 박혀 죽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또 십자가 앞에 엎드려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 일을 더 심각하게 기도하십시오. 늘 그렇게 일상처럼 행하던 그 일을 ‘내가 왜 이러지’라는 마음으로 엎드려 물으십시오.” 그래야 삽니다. 그래야 그르치지 않습니다.

왕이 되어 이룰 것을 이루고, 얻을 것은 얻은 다윗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느새 모든 것이 당연해지고, 조금씩 익숙해지고, 조금씩 무디어 졌을 때, 유혹이 유혹인 줄도 모르고 찾아왔습니다.

십자가의 진리를 아는 사람은 당연하고, 익숙한 영적 굳은 살이 있을 수 없습니다. 십자가로 심령에 낀 죄악의 굳은 살을 매일 도려내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보이신 ‘십자가 진리의 길’은 아픕니다. 내면이 보여서 더 아픕니다. 아프지만, 유일한 생명의 길이기에 기쁨으로 걸어가시길 축원합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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